닥터 본(1995)의 한 장면 – 주차장 접촉사고 시나리오와 비교

[닥터본]

만든 사람들

제작 황기선 기획 손경훈 각본 육종원 각색 이광훈 감독 이광훈

나오는 사람들

봉준우 31세. 치과의사 한석규, 화여진 28세. 작사가 김혜수, 봉훈 8세. 준수의 아들 강진아 8세. 훈이 친구 이은주 31세. 지나 엄마 정태호, 28세. 작곡가나 아버지는 35세. 정신과 의사 애인 125세. 미스 육감애인 222세. 미스 다정다감 애인 326세. 미스 순종 애인 427세. 미스 고상애인 525세. 미스 허먼의 연인, 625세. 미스 오만 간호사 22세. 치과 간호사, 역무원 45세, 지하철 역무원, 경찰 45세. 아줌마 50세. 양품점 주인 45세의 광대뼈가 5개월. 여진 강아지, 기타 여러분.

https://www.youtube.com/watch?v=XxOP5vGvEKs&t=3s▲2021년 디지털 복원돼 dvd, VOD 서비스로 풀린 [닥터봉] 복원판으로 주차장 접촉사고 장면이다.

S#13 주차장(밤) (초점이 맞지 않는 여진의 시선으로 보이는 준우의 차.준우의 흰색 뉴 그랜저가 여진 차량 측면에 끼어 있다. 한쪽 렌즈가 없는 안경을 쓴 채 준우와 다투고 있는 여진 : 무슨 소리예요? 내 차 몰딩을 엉망으로 만들어놔!준우 : 제 차는 펜더가 부서졌어요.여진: 자, 그걸 제가 그랬냐고요? 댁 운전 미숙으로 이렇게 된 거 아니에요?준우: 차를 주차선을 넘어 삐뚜루 세워 사고를 유발시킨 사람은 누구야?여진: 그래서? 책임을 회피하는 이거요?준우: 제가 말하고 싶은 건 각자 잘못이 있으니까 각자 수리하자는 거예요.여진: 미쳤습니까? 가해자는 당신인데 왜 내가 내 돈을 들여서 시간을 낭비하면서까지 수리센터엘로 가야 하죠?준우: 네가 주차를 거지처럼 했잖아! 문제는 거기에 있었어.여진: 당신이 운전을 잘하면 되잖아.준우: 나 진짜 얘기 빙글빙글 돌아가는데 이거.여진: 남자라면 남자답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수리비를 내세요.교활한 짓 하지 마.준우 : 남자답게? 필요할 때는 여자 상위로, 이럴 때는 남자답게 하라고 하는데 모순되지 않나요?여진 : 남자가 약삭빠르기 때문입니다. 그랜저까지 운전하면서 짠하게.준우 : 그랜저를 운전하는 사람은 막대기인가? 실수 없이 찢겨져야 하는가?여진: 찢어질 수 있습니까? 제가 공갈채예요? 댁을 열어?나는 원에서 사니까 별이지 버선 같은 경우에 당하지. 하지 맙시다. 하지 마!(돌아서) 그 돈으로 잘 먹고 잘 살아, 이 자식아!준우: 준우가 쫓아오니까 여진아 도망간다.하지만 준우에게 어깨를 붙잡히고 만다.여진 : 이거 놔주세요!준우: (지갑에서 돈을 꺼내) 자, 여기 만원 있어.이러면 똥차 고칠 신발도 남으니까 나머지 돈으로 안경렌즈라도 사서 밥부터는 잘 주차해. – 알았지? (손에 쥐어주는) 여진 : (따귀를 뀌고) 여진 : 누구 거지 같아? 줘야 할 돈을 정당하게 내지 않고 이게 무슨 개 같은 경우야? 이 돈 불쾌해서 못 받아. 자, 이거 따귀야. 넣어두세요.(수표를 준우의 윗도리 주머니에 꽂는다) 준우 : (여진의 멱살을 잡고 노려보며) 여자는 절대 손대지 말라는 할아버지의 부탁만 없었다면 당신은 이미 죽었어! 오늘은 운이 좋은 것 같다.(여진이 무서워 가만히 있다.멱살을 잡고 오는 준우) 여진 : (무서워하는 걸 만회하려는 듯 손바닥을 두드리며) 누가 운이 좋은지 모르겠다. 나는 가발을 쓰려다가 그만뒀어. 알아?

바람둥이 치과의사와 노처 작사가의 로맨틱 코미디가 시작되는 주차장 접촉사고 장면인데 원래는 밤 장면이었는데 결과물은 낮임을 보면 예산의 압박을 받은 것 같다. 제작사의 지원을 많이 받지 못한 소품들이 예산을 줄이는 방법으로 쉽게 타협하는 부분이 밤 장면의 낮 장면 전환이다. 밤에 촬영하면 조명 등 준비해야 할 것이 많지만 낮에는 밤보다는 촬영장비 등을 간소화할 수 있다.

남녀 주인공이 갈등을 빚는 계기가 주차장 접촉사고라 가볍게 넘겼는데 도대체 그 순간 왜 차량 접촉사고가 났냐는 상황이긴 하다. 주차장이 복잡한 것도 아니고 시나리오처럼 여진이 초점이 맞지 않는 안경으로 주차를 이상하게 한 묘사도 없다. 밤도 아니다. 초점이 맞지 않는 안경으로 접촉사고를 유발시킨 여진 상황을 생략한 것은 밤 장면이 낮 장면으로 전환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나리오를 보면 닥터 본이 주차장에서 여진 티코와 부딪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영화만 봤을 때는 여진은 전혀 잘못이 없어 보인다.

닥터 본 (1995)

크랭크인 : 1994년 12월 4일 강남예치과 김혜수 첫 촬영 : 1994년 12월 11일 개봉 : 1995년 4월 29일 1995년 한국영화 흥행 종합 1위 / 서울 관객 376,443명

김혜수는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MBC 일요아침드라마 짝꿍(1994년 11월 20일부터 방영)과 병행했고, 한석규는 1994년 10월 종영한 MBC 드라마 서울의 달과 도전을 마친 지 한 달이 지난 뒤 닥터 본 촬영에 들어갔다. [닥터본] 촬영이 끝난 후 바로 MBC 미니시리즈 ‘호텔’에 출연했기 때문에 [닥터본]이 미온적인 반응을 얻었다면 2011년 [뿌리깊은 나무]까지 16년간 영화에만 매진하지 않았을 것이다.

닥터 본은 지금 보면 오래된 설정이 많다. 28세 노처 작사가, 여성 편력 비호감 치과의사, 홈드라마 설정에 과도하게 입힌 섹시 코미디 호흡으로 부담스러운 노출 정도 등 시대의 한계가 뚜렷하게 나타나지만 개봉 당시에는 잘 만든 국산 로맨틱 코미디 표본으로 끝나가던 국산 로맨틱 코미디 유행을 연장시키며 1995년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으로 기록됐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흥행 반전이었다. TV 스타들의 일시적인 영화 진출 정도로 여겨졌던 한석규의 첫 스크린 도전은 대성공이었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1999년 ‘텔미삼딩’까지 한석규가 한국 영화계에 일으킨 5년의 파급력은 신화로 남는다.

한석규는 직전 출연작인 MBC 드라마 ‘서울의 달’의 성공으로 TV에서 주연급으로 급부상하며 브라운관 대스타로 거듭날 잠재력을 보였던 상황이었다. [닥터본]은 TV의 명성을 바탕으로 영화계에 진출한 TV 스타들의 전형적인 행보였다. 당시 영화계의 많은 제안 중 한석규가 꼽은 첫 영화는 의외로 질릴 정도로 생산된 로맨틱 코미디 ‘닥터본’이었다. 신인 감독 데뷔작에 흔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였고 상대역은 ‘첫사랑’의 참패와 드라마 출연작의 지지부진한 성적으로 주연급 입지가 불안정했던 김혜수였다.

바람둥이 홀아비 역도 [서울의 달]의 제비 이미지에 기댄 설정이었고, [닥터 본]은 처음부터 새로움은 접은 작품이었다. 여성에게 인기 있는 매력적인 홀아비에게 한석규란 꽃미남 흉내를 내는 류준열의 모습처럼 수상하게 느껴지지만 그때는 ‘서울의 달’의 여진이 남아 있을 때라 지금의 류준열처럼 겉도는 느낌이 크지는 않았다.

‘닥터본’은 제작 당시 한석규의 첫 영화라는 것 외에는 신선함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기대 이상의 안정적인 호흡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1995년 한국영화가 초대박 흥행작이 나오지 않은 관계로 1995년 상반기 깜짝 흥행 결과는 1995년 한국영화 종합 1위라는 빈집 수성으로 확대됐다. 1987년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 연간 흥행 1위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로맨틱 코미디도 싫어하고 기존 이미지에 의존한 배역도 싫어 거절한 작품을 매니저를 봐준 어머니가 상의도 없이 계약하는 바람에 억지로 출연하게 됐고 작품에 성의 없는 행동을 했다는 김혜수의 촬영 에피소드가 한석규의 첫 영화, 1995년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인 [닥터본]의 명암이다. 이 작품이 너무 하기 싫었던 김혜수는 연기 활동을 하면서 처음으로 배역에 대한 최소한의 준비조차 하지 않고 작품이 요구하는 배역의 이미지를 기계적으로 표현했을 뿐이다.

[닥터본] 저는 개인적으로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지 않아요 황기선 사장님이 캐스팅 제의를 하셔서 안 한다고 하셨어요. 어느 날 이광훈 감독이 우리 집에 왔어요. 저는 할 수 없는 이유를 말씀드렸습니다. 납득하고 있었어요. 그 분은 정말 조용하고 쿨했어요. 그런데 어머니가 계약을 하셨어요. 저는… 중간에 새가 됐어요- 프리미어 1997년 1월호 인터뷰 중.

그때는 전문관리자인 매니저 없이 엄마가 일을 도와줬는데 일에 대해 엄마가 내 의지를 존중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새삼 화가 났다. [닥터본]도 내가 감독님께 거절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엄마가 도장을 찍은 거다. 현장에 가서 감독님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정말 불성실하게 찍었다. 그때 스태프들은 저런 재미있는 애가 있나 싶었을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을 연기로 보내고 있지만 내 의지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는 불만이었지만 엄마와 세련된 대화를 할 수 없었고, 그렇다고 거칠게 반항할 수도 없었다.- 프리미어 2002년 8월호 인터뷰 중

제작사가 엄마를 설득해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영화입니다. 이광훈 감독님이 고집부려서 집까지 찾아오셨는데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지 않은 이유를 진심으로 얘기했고 감독님도 이해하고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제 사정도 모르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셨어요. 아, 내 뜻대로 되지 않는구나, 엄청난 자괴감을 느끼면서 이 작품을 하고 감독님과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너무 진지한 한석규라는 배우를 보면서 저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격주간 프리미어 2006년 10월 1일 ~ 10월 14일

김혜수의 [닥터본] 출연은 김혜수의 어머니가 계약해 억지로 출연했던 [잃어버린 너] 때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영화가 흥행 대박을 터뜨리고 청룡에서는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하자 김혜수는 당황하고 반성했다. 이후 김혜수는 ‘닥터본’ 때의 반성 의미로 동문 양윤호에게 이끌려 ‘미스터콘돔’에 출연했는데, 김혜수가 진짜 피해야 할 로맨틱 코미디는 ‘미스터콘돔’이었다.

https://cafe.daum.net/sodom1/yqs/1?listURI=%2Fsodom1%2Fyqs▲ [닥터본]시나리오 전문

https://blog.naver.com/ohys83/221430031614 닥터본(1995) 1994년 12월 4일 서울 강남 예치과에서 크랭크인하여 김혜수의 첫 촬영일은 1994년…blog.naver.com

error: Content is protected !!